계절에 대한 나의 기억은 가을 쯤으로 멈췄다. 겨울의 찬 바람을 맞으며 추위에 동동거리면서도, 엄동 설한의 추위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아직은 겨울이 아니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미 크리스마스도 지났고, 오늘은 12월 29일이다. 쳇, 결국은 겨울이었다. 그리고 곧 2014이다. 33살이다. 생각은 한참 어린데, 시간의 경과로 늙어가는 구나.
시들어 얼어버린 연잎처럼, 시들어 버린 마음 얼어버리다. 무감동, 무의미한 하루의 연속이다. 사람들과의 만남, 대화, 실증나버리다. 일과적인 만남. 나와는 무관한 넋두리를 듣고 있노라면 지치다. 생기있고 흥미로운 척, 상대에게 충실한 척, 애쓰는 나의 모습이 안쓰럽다. 그러니, 당분간은 이대로 시들어 있겠다. 내게 무관심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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