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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

2014.09.28

by 게으른 몽상가 2014. 10. 25.

 일로일로에서 두 달 간의 생활을 마치고 이제 나는 방콕으로 간다.

 

 여행의 시작이다.
 언제 부턴인지 여행의 출발의 기분이 무미건조하다. 그리하여 별 다른 느낌없이 늦게 마신 술 탓으로 늦게 일어나고 짐을 정리하고 방을 나섰고 어느 날 처럼 도서관에서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바라만 보았던 배웅의 주인공이 되다.

 분명 나는 그 들과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지않지만,

우리 모두 잠시 각자의 현재 위치에서 떠나 본래의 상태로 모두가 되돌아 간다며 이 또한 한 낮의 꿈일지어다.


 

 


 쓸쓸할 것만 같았던 떠나는 발걸음, 예상과는 달리 많은 친구들이 함께해 주어 고맙다. 마음을 이야기 할 줄 모르는 나는,

눈물을 보이거나 아쉬움을 표현하는 감정에 솔직해 지는 방법을 모르는 나는 대면대면 인사를 하고 돌아서다. 검색대를 통과하고, 티켓팅을 하고 실감나지 않는 여행의 시작, 가방 주머니에 소지품을 넣으려는 순간 갑자기 마음이 시큰해지더니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를 것만 같았다. 마음 같아서는 눈물을 한 움큼 쏟아 나, 너희들에게 참으로 감동했음을 자랑 삼아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이 또한 메마른 내게 어려운 일.
 나의 여행의 기록을 담아 둘 외장하드를 뒤늦게 필리핀에서 구입했고 나는 그 뒤 쇼핑몰을 찾을 때마다 나의 애지중지 기록을 안전히 감싸 줄 파우치를 찾아 헤메였었지. 이러한 나의 소행도 별 것아니라 나도 잊었는데, 배치메이트가 몰래 내 가방속에 자기의 외장하드파우치를 넣어 두었다. 그 것을 몰래, 나도 몰래, 나의 가방에 넣어 두다니 그 마음이 고마워 시큰해진 내 마음.
 유난히, 이 자식 아침부터 괜시리 투덜대고 눈도 맞추지 않고 이야기 하더만 그도 내심 아쉬웠나보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의 마음을 알다.

 이 자식, 알고 지낸지 얼마 되지는 않지만 나는 안다, 그 사람, 참 좋은 놈이라는 것을, 너는 아느냐, 내 너를 마음에 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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